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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EIC Inside/인터뷰

제주 폭설을 뚫고 응시한 토익, "12년 만에 토익 만점 달성했어요" 😇

 

 

 

제주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관광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곳입니다. 이러한 제주에는 기초자치단체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2006년 7월 1일 전국 최초로 특별자치도로 출범하면서부터 제주는 단층제 광역자치단체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제주에 기초자치단체가 설치될 수 있도록 추진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기초자치단체설치준비단이 있습니다. 홍보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 강승훈 주무관님은 바쁜 공무원 생활 속에서도 2달에 한 번씩 꼭 토익을 응시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지난 2월 9일 토익에서는 무려 만점을 취득하셨죠. 이러한 만점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닌데요. 하루에 영어를 30분씩 꾸준히 공부하고 계시는 등, 도전과 노력 끝에 얻어낸 결과입니다. 단순히 시험 응시가 아닌 토익 시험에 즐거움을 느끼고 계신 강 주무관님을 만나 토익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토익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을 위해 알찬 학습 TIP까지 여쭤보았으니 같이 확인해 보실까요?

 

 

 


 

"주말 아침 늦잠의 유혹을 뿌리치고 토익을 응시하고 나면 성취감이 들어요"

제주특별자치도 기초자치단체설치준비단 강승훈 주무관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주특별자치도 기초자치단체설치준비단에서 근무하는 강승훈이라고 합니다. 햇수로 21년째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으며, 현재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 홍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Q. 기초자치단체설치준비단이라는 명칭이 생소한데요. 설명 부탁드립니다.

제주에는 기초자치단체가 없습니다. 지난 2006 7월,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며 제주의 4개 시군(제주시, 북제주군, 서귀포시, 남제주군)이 폐지되었습니다. 그동안 관광객이 증가하고, GRDP(지역내총생산)가 증가하는 등 성과도 있었지만 한계가 많았죠. 제주에 기초자치단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조례를 만들거나 예산을 편성할 수 있는 기초자치단체가 아니라 제주특별자치도의 하부행정기관에 불과합니다.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도 시민이 뽑는 게 아니라 도지사가 임명하고 있고요.

 

이에 따라 도지사에게 민원이 집중되어 처리가 지연되고,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정책을 수립하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26년 7월 출범을 목표로 3개 기초자치단체(동제주시, 서제주시, 서귀포시) 설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초자치단체가 설치되면 주민의 손으로 시장을 뽑을 수 있어 참정권이 확대되고, 민원 처리가 빨라집니다. 3개의 기초자치단체 간 건전한 경쟁을 통해 제주가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으며,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정책 수립도 가능해지죠. 제가 근무하는 기초자치단체설치준비단은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담당하는 부서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동제주시, 서제주시, 서귀포시 등 3개의 기초자치단체가 설치될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

 

 

Q.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이유 없이 해고될 위험이 낮으며, 현재 고용주와의 관계가 지속될 것이라는 직원들의 기대를 직업의 안정성이라고 합니다. 제가 공무원 수험 준비를 했을 때는 IMF 외환위기의 여파가 남아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직업의 안정성을 고려하여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했고, 운이 좋아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어요.

 

요즘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낮은 급여, 업무 강도, 경직된 조직문화 등의 이유로 공무원에 대한 인기가 다소 떨어졌습니다. MZ세대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공직 이탈 현상도 나타나고 있고요. 그럼에도 공무원은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정년이 보장되는 직업의 안정성 이외에도 사익이 아닌 공익을 위해 일한다는 보람도 있고, 다양한 분야의 업무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근무 중, 영어를 자주 사용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문화나 관광, 투자유치 등의 분야에 근무하게 되면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많습니다. 저는 문화정책과에 근무했던 2017년에 UCLG(United Cities and Local Governments, 세계지방정부연합) 정상회의 개최 업무를 담당한 적이 있는데요. 그때 스페인에 있는 UCLG 사무국 직원들과 영어로 이메일을 주고받거나, 직접 만나 대화를 하는 등 영어를 자주 사용했습니다.

 

또한, 공무원에게는 '근무성적평정'이라는 제도가 있어요. 1년에 두 번 공무원의 업무 실적과 역량을 평가하는 것인데요. 이를 통해 승진자를 결정합니다. 근무성적평정 시 자격증이나 일정 점수 이상의 어학 성적이 있는 경우 가점이 주어집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 영어는 토익 점수 700점 이상이면 가점을 부여합니다.

 

 

Q. 얼마 전 토익 만점을 취득하셨다고 들었어요! 처음 토익을 응시하신 건 언제인가요?

2013년에 처음으로 토익 시험을 봤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영어를 좋아했고, 군 제대 후 어학원 원어민 회화반을 등록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했어요. 지금은 사라졌지만 '제주외국어클럽'이라는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꾸준히 공부했기에 토익 성적도 잘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영어를 잘한다는 오만에 빠져 토익 시험을 만만하게 보고 응시한 결과, RC 100문제를 다 풀지도 못했는데 시험 시간이 끝났습니다. 성적을 확인해 보니 865점이 나왔고, 이후 두 번의 시험을 더 치르고 나서야 900점을 넘길 수 있었어요. 900점을 넘긴 후에도 가끔씩 시험을 봤고, 2020년부터는 두 달에 한 번씩 시험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Q. 토익 만점은 어느 정도 기간 끝에 얻어낸 점수인지 궁금합니다.

토익을 처음 본 2013년부터 만점이 목표였으니 그때부터 계산한다면 12년이 걸린 셈이네요. 본격적으로 토익을 꾸준히 응시하기 시작한 2020년을 기준으로 한다면 5년이 소요됐고요. 2020년에 985점을 받았고, 꾸준히 900점대 후반 점수를 받았으나 만점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소리를 지를 뻔했다. 너무 오래 걸려서가 아니라 오랜 시간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게 너무 기뻤기 때문이다.” 15년 만에 설탕 중독에서 벗어난 미국 드라마 ‘프렌즈’의 배우 아이샤 타일러가 한 말입니다. 저도 토익 만점을 확인했을 때 오랜 시간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게 너무 기뻐 소리를 지를 뻔했어요.

토익 만점을 받았던 지난 2월 9일, 제주에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아침에 시험장으로 가기 위해 차에 탔는데 시동이 걸리지 않았어요. 춥고 귀찮기도 해서 시험을 포기할까 했는데 만점을 받을지도 모르니 포기하지 말고 시험을 보자는 생각이 들어 보험 회사 긴급 출동 서비스를 받고 시험장에 갔습니다. 그날 시험을 보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했죠. :)

 

 

 

△과거 종로 YBM 앞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젠 추억이 되었네요. :)

 

 


Q. 주무관님의 토익 TIP을 알려주세요.

 

 

- LC PART TIP!

 

 

⭐ 파트 1은 사진 속 동작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동사 중심으로 듣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람만이 아니라 사물이나 배경 등도 잘 살펴봐야 하죠. 그리고 보기 중 오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엑스 표시, 애매한 것은 세모 표시,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동그라미 표시라고 생각하며 소거법으로 풀면 도움이 됩니다.

 

파트 2도 기본적으로 소거법을 이용해서 풀고, 의문사 등 처음 부분을 집중해서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보기 2개 중 하나의 정답을 선택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과감하게 어느 하나를 선택해서 넘어가야 전체적인 시험에 영향을 받지 않아요. 저는 시험을 볼 때마다 애매한 문제가 나오는 경우 선택할 답을 미리 정해 둡니다. 이번 시험에서는 선지 숫자가 큰 쪽으로 선택하겠다고 정해두는 식이죠. 파트 1과 파트 2는 한 문제 끝날 때마다 답안지에 바로 마킹을 하면서 풀어야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요.

 

파트 3와 파트 4는 질문과 선지를 먼저 읽어 두는 게 핵심입니다. 시간이 부족한 경우에는 질문만이라도 꼭 읽어 두세요! 이를 위해 빨리 읽고 해석할 수 있는 독해력도 필요합니다. 독해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장기적으로 영어 원서를 많이 읽는 것이며, 단기적으로는 토익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는 토익 RC 파트에도 해당하는 이야기고요.

 


 

- RC PART TIP!

 

 파트 5는 빈칸 앞뒤만 살피는 게 아니라 문장 전체를 해석하면서 풀어야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토익 기출문제집 등을 이용해 기본적인 문법 사항을 정리하고, 토익 빈출 어휘를 정리하고 암기하는 방법을 추천 드립니다.

 

 파트 6는 단락 전체의 흐름을 이해하고, 빈칸 주변 문장에서 정답의 근거를 찾아보세요! 접속부사 넣기가 시험에 자주 출제되므로 however(하지만), in addition(게다가) 등의 쉬운 접속부사만이 아니라 likewise(마찬가지로), to that end(그 목적을 위하여) 등의 접속부사도 반드시 정리해야 하고요.

 

마지막으로 파트 7을 풀 때 문제를 먼저 볼 것인지, 지문을 먼저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는데요. 저는 지문을 먼저 빠르게 읽어 전체 맥락을 파악한 후 문제 풀 때 다시 한번 지문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풀었더니 실수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또, 선지를 꼼꼼히 읽어야 합니다. 대충 읽으면 정답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읽으면 정답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A부터 C까지 선지를 보고 C가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에도 D의 선지까지 반드시 확인하는 편이죠.

 

 

Q. 토익을 꾸준히 응시한다고 하셨을 때 주변 지인, 가족들의 반응은 어떠한가요?

사실 동료, 친구들은 "900점 후반도 매우 높은 점수인데 꼭 만점을 목표로 하는 이유가 있냐"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만점을 취득한다고 제 인생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고등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의 아빠이기도 한데요. 아들과 딸에게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다는 것을 꼭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제 나이가 50대 초반으로 노안이 찾아왔습니다. 작년에 토익 시험을 보는데 문제가 잘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날 안경을 벗고 겨우 문제를 풀었던 기억이 나네요. 시험을 보고 난 후 바로 안경원으로 달려가 다초점렌즈 안경으로 바꾸고, 다음 회차 토익 시험에 응시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다초점렌즈 안경을 쓰게 된 것도 토익 덕분이고요.

 

 

 

 

 

Q. 토익 만점을 받으셨는데도, 다음 회차 토익에 응시하신다고요.

저에게 토익이란 '일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토익 주 응시자들이 2-30대인 만큼, 젊은 수험자들과 함께 시험을 보면 젊어진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주말 아침 달콤한 늦잠의 유혹을 뿌리치고 200문제를 다 풀고 나면 성취감이 들어 기분이 좋아지고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인생 최고의 맥주는 마라톤을 뛰다 상상한 맥주라고 합니다. 제 인생 최고의 막걸리는 토익을 보고 난 뒤, 해장국을 안주 삼아 마시는 막걸리라고 할 수 있어요. 지금처럼 앞으로도 두 달에 한 번은 시험을 볼 생각이에요. 물론 저에게 주는 보상인, 시험이 끝나고 마시는 막걸리도 함께죠. :) 

 

또한, 토익은 '겸손'이라는 단어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고득점을 받기 위해서는 자만하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묵묵히 공부해야 합니다.

 

 

Q. 실생활에서 영어와 친숙해질 수 있다는 방법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아날로그 방법과 디지털 방법을 섞어서 학습해 보세요! 영어 원서를 필사하는 게 아날로그 방법이고, 유튜브를 이용해 영화 대사 한 문장을 100번씩 쉐도잉 하는 게 디지털 방법입니다. 원서 필사는 2020년부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6권의 책을 필사했어요. 영화 대사 쉐도잉도 2019년부터 꾸준히 해서 현재 6편의 영화를 쉐도잉했고요.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하려면 스토리가 있게(내용이 이어지게)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원서 필사와 영화 대사 쉐도잉은 좋은 영어 공부 방법이에요. 한 문장 한 문장 옮겨 적다 보면 문장구조나 표현에 집중할 수 있고, 토익 RC 문제 풀이 시간을 단축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영화 대사 쉐도잉의 경우 지루하지 않아 꾸준히 할 수 있고, 원어민이 말하는 속도에 익숙해져 토익 LC 속도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됐죠.

 

 

Q. 주무관님께서 생각하시는 토익의 장점이란 어떤 것인가요?

토익 공부를 하면서 듣기 실력과 읽기 실력 등 전반적인 영어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토익의 장점을 꼽자면 실생활에 자주 쓰는 표현을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문법/어휘 문제가 나오는 파트 5의 경우에는, 꼭 필요한 기본적인 문법이 출제된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Q. 마지막으로 인터뷰 소감 부탁드립니다.

토익은 우리 인생과 닮았습니다. 인생을 잘 살려면 노력하는 게 중요하지만 운도 좀 따라줘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토익도 고득점을 위해 노력이 중요하지만 운도 좀 받쳐줘야 하죠. 인생이 그러하듯 토익도 고득점을 받으려면 지나간 문제에 대해 미련을 두지 말아야 하며, 동료 수험자 등 사람도 잘 만나야 합니다. 토익 시험을 보면서 인생 공부를 많이 하게 된 것 같네요.

 

수많은 실패를 딛고 끝내 대통령의 꿈을 이룬 링컨의 명언을 소개하면서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천천히 걸었을 뿐 결코 뒷걸음치지 않았다(I walk slowly, but I never walk backward).’ 토익 공부 열심히 하시고 원하는 점수 꼭 받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강승훈 주무관님은 영문법을 굉장히 좋아하셔서, 3년 전에 영문법 책 집필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절반 정도 작성했지만 토익 만점을 받지 못해 의욕이 떨어져 중단했다고 하시는데요. 이번에 토익 만점을 달성한 만큼, 다시 잠시 미뤄뒀던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서기로 결심하셨다고 합니다. 곧 서점에서 강 주무관님의 영문법 책을 볼 수 있는 날을 기다려 봅니다.

 

더불어 인터뷰를 통해 포기하지 않는 노력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오늘 <토익스토리>가 전해드린 이야기가 모든 분께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귀중한 토익스토리를 나누어 주신 강 주무관님께도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