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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공부, 영어 학습의 목적이 아닌 평가 도구여야!

 

우리나라 사람들의 영어 실력은 과연 어느정도일까요?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를 지나 취업을 위한 토익공부까지, 약 10년에 걸쳐 영어 공부를 하는셈인데요. 이러한 시간 투자에 비해 영어 실력은 높지 않다는 의견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습니다.

 

이에 한국영어교육학회 前부회장이자 건국대 영어교육과 황종배 교수는 색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특별기고 "한국인의 영어 실력과 토익의 영향력"을 통해 통해 국내 학생들의 토익 점수와 영어 능력의 상관관계, 그리고 현재 대부분 학생들이 경험하고 있는 토익 학습법에 대한 의견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하 "한국인의 영어 실력과 토익의 영향력" 특별기고 원문 발췌 - 황종배(한국영어교육학회 前 부회장 / 건국대 영어교육과 교수)


 

 

 

 

 

 


"지난 30년 동안 TOEIC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영어 능력의 척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가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많은 이들이, 심지어 전문가들조차도 TOEIC을 비판하면서 TOEIC의 문제 유형과 기술방식을 따라가는 것이 현실이다.

수십 년간 쌓아 온 TOEIC의 노하우가 토익의 가장 큰 장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TOEIC 점수와 영어 능력의 상관관계

 

 

국내에서 TOEIC이 시행된 지난 30년 동안 TOEIC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다양하게 터져 나왔다. 그 중에서 이 글의 주제인 영어 실력과 관련한 가장 큰 목소리는 역시 TOEIC 점수와 영어 실력의 상관관계에 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미국에서 학교에 다니고 살다가 와도 TOEIC 시험을 치면 점수가 높게 나오지 않는다.” 혹은 “TOEIC 만점자를 뽑아도 외국인을 만나니까 말도 잘하지 못하더라.” 이 말들은 사실일 수도 있다. 실제 경험한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


그렇지만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실제 TOEIC 만점을 받은 사람 중에는 흔히 회사에서 요구하는 ‘말도 잘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그리고 외국에서 학교에 다니다 온 사람 중 대다수는 TOEIC에 응시하면 높은 점수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지금 TOEIC 점수와 영어 실력과의 상관관계가 높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TOEIC 점수가 문제가 아니다. 영어 실력이라는 것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현재의 영어 실력은 일반적으로 의사소통 능력을 의미한다. 의사소통 능력은 여러 가지 다양한 능력의 집합 개념이다. 더 이상 문법이나 어휘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영어 실력이 좋다고는 하지 않는다.

 

흔히 듣기와 말하기, 즉 회화를 잘하는 사람을 보고 영어 실력이 좋다고들 한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의외로 글을 이해하지 못하고 통일성 있는 글을 쓰지 못할 때 우리는 그들의 영어 실력을 의심하게 된다. 우리가 어떤 이들의 영어 실력이 좋다고 말할 때 우리는 실제 영어 능력의 한 두 가지 측면만 보고 말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TOEIC 점수와 영어 실력이 상관관계가 ‘있다' 혹은 '없다'라고 우리는 단언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한마디로 의사소통 능력이라고 불리는 영어 실력을 100퍼센트 완벽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단지 우리의 영어 실력을 토익점수로 일부분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일 뿐이다. 이것은 모든 시험에서 마찬가지이다. 최근 여러 가지 시험의 변화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혹은 테크놀로지 발달에 맞춰, 영어 실력을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게 측정하고자 하는 시도들이다. TOEIC 시험에서 말하기와 쓰기 시험의 도입이 대표적인 예이다. 흔히 말하는 영어의 4가지 기능 중에서 그동안 듣기와 읽기에 국한되었던 방식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시도는 단지 TOEIC만이 아님을 우리는 여러 곳에서 보고 있다. 심지어 우리나라 국가 수준의 대학 입학시험에서도 영어의 4가지 기능을 모두 측정하려고 준비 중이다.

 

 

 

 

 

 

"TOEIC, 영어 학습의 목적이 아니라 평가 도구여야"

 

 

이야기의 흐름을 좀 더 TOEIC에 집중하기로 하자. 많은 사람이 TOEIC을 말할 때 “국부를 유출시킨다”고 비판한다. 그래서 “토종 시험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개발 시험도 여러 가지가 있다. 언론사와 대학이 손잡고 만든 시험도 있고, 대학교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사용하는 시험도 있고, 대학교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사용하는 시험도 있다. 최근에는 국가적인 수준에서도 작업이 진행 중이다. 과연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 나도 궁금하다.

 

단지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가장 타당성 높은 시험이 결국 살아남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TOEIC도 변할 수밖에 없고, 또 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0년 동안 TOEIC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영어 능력의 척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가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많은 이들이, 심지어 전문가들조차도 TOEIC을 비판하면서 TOEIC의 문제 유형과 기술 방식을 따라가는 것이 현실이다. 수십 년간 쌓아 온 TOEIC의 노하우가 TOEIC의 가장 큰 장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학에서 영어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TOEIC과 관련하여 가장 안타까운 점은 학생들이 TOEIC에 대비하여 공부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대부분  TOEIC책을 보면서 문제를 풀거나, 학원에 다니면서 역시 문제 유형에 따른 전략을 습득하는 방식으로 영어 공부를 한다. TOEIC책을 보면서 문제를 풀거나, 학원에 다니면서 역시 문제 유형에 따른 전략을 습득하는 방식으로 영어 공부를 한다. TOEIC은 학생들이 자신의 영어 능력이 어느 정도 향상되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도구이지, 영어 학습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어찌 보면 지금 많은 사람이 토로하는 ‘영어 실력과 TOEIC점수의 불일치’ 문제가 이러한 학습법에 기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영어는 다양한 방법으로 학습이 이뤄져야 한다. 영어의 4가지 기능에 문법과 어휘 학습까지 이뤄져야 한다. 이런 후에 자신의 영어 실력을 측정하고 그 결과를 활용하는 것이 정도(正道)일 것이다.

 

TOEIC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30년이 되었다. 좋건 싫건 우리나라의 영어교육과 TOEIC은 불가분의 관계를 유지해왔다. 영어교육의 흐름에 맞춰 TOEIC은 변해왔고, 또 그러한 변화에 맞추기 위해 영어교육 방식도 변해왔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영어교육의 흐름에 맞춰 TOEIC이 또 어떤 변화를 할지, 그리고 그런 변화에 발맞춰 우리의 영어교육은 또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 무척 궁금해진다. 좋은 방향으로의 변화를 기대해본다.

 

 

 

>>한국인의 영어 실력과 TOEIC의 영향력" 특별기고 자세히 보기